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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대학원생

[대학원생 라이프 1] 탈전공/비전공자의 홍익대학교 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독학 입시 이야기

때는 B.C(비포 코로나..) 2019년. 직장인 ㅉㅇ는 구린 구석뿐인 회사에 회의를 느끼며 바깥활동에 눈을 돌리고 있을 시절.

성적 맞춰서 간 대학, 하고 싶은 일들을 부정당하며 자라온 환경을 뒤로하고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시기였다.

 

그냥 말 잘 들으며 앉아만 있으면 급여가 오르고.. 일 안 하고 윗사람 눈치만 잘 보면 남아있는 회사였지만.. 드디어 맡은 사업에 재미를 붙여가는 나를 (일개 직원.. 부품 10번쯤밖에 안 되니까) 엄한 곳으로 인사이동시키고 나서야 '아. 진짜 하기 싫다.'라는 마음이 슥 올라왔고..

남직원들에게 술친구를 강요하는 쟤가 팀장이고 그러면 관장님께 혼난다고 얘기하는 쟤가 부장인 회사 사정을 보니 시키는 것만 하고 귀 막고 앉아있기는 너무 괴로와.. 퇴사를 결심..

 

그렇게 전공과는 전-혀 딴짓거리를 하며 뛰어든 곳은 문화기획 바닥이었고, 대학생/청년들과 같이 엉뚱한 생각들을 모아 모아 축제를 만들어가는 게 너무 재미있어버렸다-! 물론 그즈음 만난 문화기획자(CEO)는 나에게 대학원은 일해보고 가도 늦지 않다며 1년 이내 이탈률이 80퍼센트나 되니 생각해보라고 하셨지만.. 그 말을 듣고 몇 달 후에 입시를 붙어버렸는걸 !

 

 

 


 

서론이 길었지만 그렇게 입학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적어봄.

사실 내가 입학할 때 나랑 같은 케이스를 찾기가 힘들었고..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 누군가는 나랑 상황이 비슷할 수도 있으니까..

 

 

 

클라우드에서 꺼내온 19년도 합격통지서

 

 

 

정보의 바다~ 진짜 정보는 어디에~

입시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던 건.. 진짜 많고 많은 정보 중 필요한 정보는 찾을 수가 없다는 것.. (엉엉..) 입학홈페이지는 알다시피 개괄적인 내용뿐이었고.. 그저 영화 줄거리를 읽는 느낌.. 알듯 말 듯.. 보지 않으면 영영 모를 것만 같은 그런..

관련 전공자(ex. 공연 관련 전공, 시각예술 관련 등등)였다면 조금 달랐을 테지만, 나에겐 조언을 해줄 선배도 지인도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먼저 대학원에 간 친구들의 이야기들 줍줍 하며 막연함에 초록창을 열심히 뒤적거렸지만.. 어쩌고~광고~어쩌고입니다 로 끝나는 블로그가 태반..

그나마 몇몇 대학원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인 카페에서 정보를 얻어보려 했지만 입시 후기란.. 입시를 끝낸 자들은 그런 걸 마음대로 써주지 않았다.. 게다가 타전공자는 존재만으로도 감사할 정도..(아 있긴 있구나.. 타전공으로 입시하는 사람이.. 다행..) 그래도 카페는 커뮤니티 성격을 띄어서인지 사람 냄새나는 정보가 조금 더 있었던 것 같다.

글을 쓰기 전에 잠시 찾아보니 (그나마 제대로 된) 입시 글 -> 컨설턴트로 이어지는 것 같다. 똑똑하다.. 능력자들..

 

아 맞다 논문!

너무 뻔하디 뻔한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일단 마음을 먹었다면(혹은 진학에 관심이 있다면) 관련 논문 몇 가지는 꼭 찾아서 읽어보길 바란다. 물론 이 많고 많은 논문들을 활용해서 내 연구(관심) 주제와 맞는 논문들을 찾아 연구계획서를 작성한다면 더 풍부한 소재가 될 것이다.

여기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 교수님이 작성한(아니면 지도교수로 들어가 있는) 논문을 읽어보고 입시 준비를 해서 간다면 아주아주 좋다. 그냥 매우 좋다.. 어떤 학생이 입학하겠다고 자기 관심 있는 주제로 방향 설정도 하고 관련 논문 쓴 교수님 자료까지 찾아보고 면접에 갔다고 생각해보면.. 얼른 입학시켜서 논문으로 괴롭히고 싶을 거다.(?)

 

 

사회복지학과?? 그게 문화예술경영이랑 무슨 상관이 있어???

이 부분에서 잠시 이야기해보자면.. 우선은 입학하고자 하는 이들이 쓰게 되는 문서와 관련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연구계획서(혹은.. 수학계획서?) 항목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결국 '왜?'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소서를 자꾸자꾸 쓰다 보면 언변이 늘어서일까.. 내가 여태까지 해온 일들의 맥락을 찾고, 연결고리를 짓다 보면 이야깃거리가 생긴다. 이 이야기는 추후에 (혹시나) 궁금해하는 이가 있다면 다시 한번 써보는 것으로..

 

사실 나는 누군가에게 물어보기도 했는데 (사회복지랑 예경을 어떻게 연결 짓는 거죠!!! 네!?!!) 예술인복지를 얘기하더라.. 그때는 그럴싸한가 싶기도 하고.. '입시만 해결하면 나중일은 어떻게든 되겠지'(누가 봐도 P)라는 마음으로 그걸로 글을 써보려고 머리를 싸매 봤지만 내가 필드에서 해온 복지랑 예술인복지는 결이 달랐다. 결국 방향을 다시 돌려 소신껏 작성했고.. 그렇게 보면 답은 자기 자신한테 있었긴 하다.

논문을 보면 어떤 사람인지가 보인다고 하더라. 연구계획서도 영역들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가에 따라 천차만별의 글이 나올 수 있다는 것..

 

 

비전공자, 당신 말고도 대학원에 존재하나요?

네. 당근.. 입시 성공으로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에 입학하게 되었고, 입학 후 만나게 된 동기 선후배들을 보니 화학공학, 플로리스트, 심리학, 체대생 등등등.. 정말 다양한 전공자들이 각자의 이야기와 연구주제를 들고 모여있었다. 대학원이 인맥 쌓기 위한 곳이라는 말은 정말 옛날 사람이거나.. 특수대학원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일반대학원에는 좀 더 관심사(?)가 다양한 사람들이 많았다. 박사학위를 준비하려고, 취업을 위해, 중요한 건 연구자로서의 자세 같은 것 아닐까. 대학원은 학문을 연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물론 대학교도 같은 취지이긴 하지만.. 흠흠)이다.

 

 


 

안 물어봤다고요? Q&A

네 아무도 안 물어봤지만.. 입학 전에 알았다면 좋았을 것 같은.. 그리고 잠시 몸담은 학생회 생활로 자문자답을 흘려봅니다..

 

Q. 입학하려는 학교 교수님께 입시상담 메일을 보내도 되나요?

A. 사바사겠지만, "자기 생애를 줄줄 적어내면서 입학 상담을 하는 학생 메일이 왔는데 (어떻게) 답장을 해줘야 하는지 모르겠더라."라며 이야기하시는 교수님을 뵌 적이 있다. 이공계 쪽에서는 아마 랩실이 굉장히 끈끈하다고 들었기 때문에 사전 미팅이 필수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인문계열 쪽에서는 꼭 그렇진 않은 편인 것 같다는 개인적인 의견.

 

 

Q. 입시학원, 컨설턴트 중요한가요?

A. 처음 해보는 일을 할 때 그걸 먼저 경험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도움을 받는 것은 당연히 도움이 된다. 다만 그들의 경험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글쎄-. 면접장에서 우연히 두 번이나 함께 면접을 보게 된 입시생이 너무 반가워서 면접이 끝나고 인사를 했다. (아니.. 다들 면접장에 아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래도 될 것만 같았음.. 인싸 시절의 나..) 그는 입시를 위해 입시학원에 매달 꽤나 많은 돈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그런 그를 보니 나는 이번 학기 입시에서 떨어지더라도 할 말이 없겠다 싶었다. 물론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할 순 없지만, 그가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하면 내가 들인 수고는 적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나의 경우 먼저 입시를 치르고 합격한 컨설턴트에게 자소서 코칭을 받았지만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는 바빴고.. 그리 꼼꼼히 봐주고 있는 느낌이 없고.. 면접 준비 때는 거의 코칭이 없었던.. 무튼 사람 나름이겠지만 결론은 어쨌든 둘 다 가고 싶은 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는 것. 어떤 게 중요하고 어떤 방법이 효율적이라고는 얘기할 수 없지만 어차피 입학 후 석사논문을 작성하기 위한 연구는 교수님 이외에 컨설턴트를 받지 않는다. 필요한 만큼의 도움을 받는 건 좋은 일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해낼 수 있다면 추후 학교생활에도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Q. 경쟁률, 입학정원은요?

A. 경쟁률은 눈대중으로 얘기하자면 일단 면접장에 가면 항상 사람이 어마무시 많았다. 심지어 그들만의 리그인건지.. 문화예술계는 좁다했던가.. 면접자들끼리 인사를 하는 광경도 심심찮게 보았다. 보통 교실 2개 정도는 채우는 인원이 있었고, 중대는 대형강의실 하나를 다 채우고 자리가 없어 옆 강의실을 추가로 여는 듯했다. 사람이 많은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면 우선 학부에는 문화예술경영학과가 개설되어 있는 곳이 많지 않고, 예술 전공자들이 꼭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는 법은 없기 때문에 전공을 살려 응용하기 위해 오는 이들도 많은 것 같다. 또 예외로 외국인 전형에 오는 이들은 KPOP영향도 없지 않아 있기도 한 듯. 

 

홍대 일반대학원(주간) 기준 입학정원은 봄학기와 가을학기 조금 차이가 있었다. 내국인 기준 19년 봄학기 정원은 30명 정도, 가을학기 정원은 20명 정도였다. 내국인을 따로 쓴 이유는 외국인 전형은 정원외 전형으로 입학정원이 정해져 있지 않다. 그래서인지 첫 학기에는 복작복작 내외국인이 함께 강의실을 오가며 듣는 장면이 한국어를 쓰는 나라에 유학 온 기분이었다는 후기.. 여담이지만 수다쟁이 외국인 동기들을 잘 알아두면 꽤나 쏠쏠하게 재미있는 일이 많다.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온 서로를 문화적으로 알아가는 재미와 내가 보지 못한 새로운 시각을 알아갈 수 있다는 것..!

 

 


조금 지난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1편은 여기서 끝..

두 번째 편에서는 면접 후기 비슷한 것과 입학 초기 이야기를 들고 다시 등장해보겠습니다..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댓글에 질문해주시면 Q&A게시물도 만들어 보겠어용,,